윗글을 보면서 여러가지 동의하는 부분이 많아 그에 관련한 저의 생각을 몇자 적어볼까 합니다.

 

문화관 광산업에서 호주는 참으로 대단한 나라입니다.  호주 와본사람은 아시겠지만, 자연관광은 손색없을지 몰라도 문화 관광면에서 그리 내세울것이 없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관광가고싶은곳 최상위에 항상 머무르는 그 능력.  결코 놀고먹으며 나올수있는게 아닙니다.

 

외국에서 호주하면 떠오르는게 흔히 오페라하우스와 캥거루, 이 2가지입니다.  뭐 코알라나 다른것도 있지만 위 2개가 가장 대표적인거죠.  농담삼아 말해서, 매년 수백만 관광객이 이거 2개 보러 호주 옵니다 (딴것도 물론 보러 다니겠지만, 저것 2개는 99% 다 보고 갈테니까요)

 

바로 이게 대단한겁니다. 지구 반대편 멀리 떨어져있는 나라, 역사도 짧고 세계를 놀라게할만한 문화유산이 없는 나라에서 이 두가지만을 가지고  전세계가 와보고 싶어하는 국가 브랜드이미지를 세우는, 이는 실로 무서운 마케팅능력임에 틀림없죠. 참 부러울 정도입니다.

 

호 주에 사는 이민자로서, 이를 느낄때마다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한편으로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합니다.  왜 한국은 이렇게 못할까라고.  5천년이 넘는 무구한 역사를 가지고 세계 어느나라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훌륭한 문화유산이 산더미처럼 있는 우리 대한민국이, 왜 우리는 호주처럼 수백만 관광객이 매년 찾고싶어하지 않느냐고 말이죠.

 

관광산업의 부가가치를 뒤늦게 깨달은 한국정부에서 지난 수년간 나름대로 여러가지 노력을 해 관광객수가 증가세에 있긴 합니다만 (이마저도 최근 다시 흔들리고 있습니다)

 

한 동안 시드니 곳곳 버스정류장에 Dynamic Korea라는 제목의 대사관주최 한국홍보 포스터를 여기저기 본적이 있습니다.  포스터 자체는 깔끔하고 좋으나, 어딘지 모르게 그걸보고 한국이라는 나라에 가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기엔 어딘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 생각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는 국가홍보전략의 통일성의 부제입니다.  그리고 이는 두가지 이유에서 비롯된다고 보는데 첫째는 넘쳐나는 문화유산이고, 둘째는 단기적인 전략입니다.

 

1. 문화유산이 너무 많아서 힘들다

사 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좋은 문화유산이 너무 많다보니 이것저것 다 광고하고싶고, 그러다 보니 통일성이 없어 전반적으로 외국인에게 강한 인상을 못 심어주는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국인입장에서 보면 우리 유산이 우리것인줄 알지만, 외국인 특히 서양인들에게 우리 문화유산을 조금씩 잔뜩 보여주면, 대부분 그들은 그것이 중국, 일본의 그것과 크게 다른것을 못 느낍니다. 다 거기서 거기인것 같거든요.  차라리 정말 다른나라와 차별된 몇가지 유산(예를들면 한글, 거북선, 김치등)을 중심으로 한국을 알리는것이 어쩌면 차별화 된 한국의 이미지를 알리기에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 지속적이지 못한 단기적, 국부적인 홍보

한 국에 살면서 느끼지 못하다가 외국에 살면서 느끼게 된것중 하나가, 한국 사회의 유행 혹은 어떤 것에 대한 이슈에 대한 전파의 어마어마한 속도입니다.  한국 사회 자체가 워낙 빠르게 돌아가는 사회다보니, 자연 어떤 일이 생겼을때 그것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나 생각보다는 단순확대해석하는 경우가 참으로 많다는 걸 느끼곤 합니다.

 

예를들어 국내에서도 어느 식당집이 불닭을 잘한다 소문나면 1,2년안에 전국에 불닭집이 넘쳐났다가 또 얼마후 대부분이 사라집니다. 패션은 말할것도 없고, 뭐가 몸에 좋다하면 또 품절현상나고 값이 천정부지로 솟았다가 열기가 사라지면 또 언제그랬냐는듯이 사라지는게 현실아닙니까.

 

이는 문화산업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어느 드라마가 한번 외국에서 성공했다하면 전세계인이 그걸 못봐 환장한것처럼 우려먹고, (욘사마 이야기는 벌써 고전이 되어가고 있군요.  아직도 배용준씨를 대신할 홍보모델을 발굴해내지 못하고있습니다 안타까운일이죠) 대부분은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는 b-boy가 전세계인이 열광하는것 처럼, 정작 미국인들은 자국민이라고 생각하는 스포츠스타들을 한국에서 키워내 배출한 사람들인것처럼 홍보하는 한국의 홍보전략.  겉으로는 화려하고 다양하지만, 여전히 한국하면 생각날만한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엔 부족한감이 없지않다고 봅니다.

 

한 국도 무엇인가 차별화되고 지속적인 마케팅 전략이 수립된다면 장기적인면에서 더 바람직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한 외국인가정에서 아버지가 한국에 관광을 가는 아들에게 "한국에 가면 xx와 xx는 꼭 보고(혹은 경험하고) 와라.  내가 10년전에 갔을때도 그것들이 최고였지.  한국하면 역시 xx와 xx야. "라는 말이 나올수있도록 하는것이 한국을 세계인에게 알리는데 더 확실한 효과가 있지 않을까요.

 

결론

아직은 많이 서툴지만, 그래도 정부와 민간차원에서 문화산업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는것도 압니다.  저는 한국의 문화산업이 정말 무궁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위에 제가 늘어놓은 푸념들도, 잘만 홍보한다면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믿으며 또한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떠났으니 한국이 못 되기를 바라는 미성숙한 이민자가 아닌, 이민자이기에 나의 조국인 한국이 잘되기를 바라고 한국을 자랑스러워 할수 있는, 외국인들이 찾고 싶어하고 그런 나라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현재 처한 우리 한국의 문화관광산업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에 소견을 적어보았습니다.  두서없이 긴글이 되었군요.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SRV
k-c***

맞습니다. 호주의 장점이 잘 정리 되어있습니다. 07.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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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잘란디 졸려
wesong****

잘 읽었습니다... 07.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