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대하여

호주의 건국기념일을 거부한 사람들 (에보리진의 저항의 역사) – 작성자 효주 (okspice)

작성자
bizperth
작성일
2020-08-23 22:42
조회
537

이글은 효주님의 블로그 산소 공급( http://blog.naver.com/prologue/PrologueList.nhn?blogId=okspice )에서 퍼온 자료 입니다.

효주님의 블로그를 방문 하시면 보다 다양한 읽을거리들을 접하실 수 있습니다.

원글 출처 : http://blog.naver.com/okspice/120164251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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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 영국의 제임스 쿡 선장이 보타이배이에 도착한 후 ‘호주’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1788년 범죄자를 유형시키기 위한 식민지 건설이 시작되면서 2척의 배에 각종건설자재와 2년 간의 식량과 함께 1487명이 왔다. 그 중에 778명은 범죄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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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호주의 역사’가 시작되기 훨씬 이전부터 이 곳에서는 이미 ‘역사’가 있었다. 제임스 쿡 선장이 호주에 도착하기 이전부터 수천년 동안 이 땅에는 원주민들이 살고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흔히 알고 그렇게 부르는 ‘에보리진(Aborigin)과 우리에게는 조금 생소한 토레스 섬의 약 750,000명의 원주민들이다.

2년간의 식량이 금방 떨어지자 영국인들은 물고기와 캥거루 사냥을 시작했고 물을 오염시켰다. 외부와는 단절된 삶을 살았던 이 곳의 원주민들에게 외부인의 침입은 치명적이었다. 영국인에 의한 바이러스에 취약한 원주민들은 쉽게 병에 걸렸고 죽었다. 영국인이 호주에 정착한 지 1년도 채 되기 전에 시드니에 살고있는 원주민 중 절반이 영국인에 의한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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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과 호주인과의 크고 작은 마찰은 계속해서 일어났다. 원주민에 의한 저항운동이 시작된 것은 1838년 무렵이다. 호주의 ‘건국기념일(Foundation day)’에 맞추어 약 100명의 에보리진이 시드니에서 그 날을 애도했다. 백인들에게는 호주의 역사가 시작된 축하할 날에 에보리진들은 자신들의 땅을 빼앗긴 날을 애도한 것이다.

1930년 대에 들어서면서 많은 호주인들 역시 원주민들에 대한 차별에 항의했다. 원주민들이 자신들에 대한 더 많은 자각과 동등한 시민권 요구에 백인들이 격려하기 시작한 것이다. 원주민들과 이를 지지하는 호주인들은 교육과 복지에 대한 새로운 정책과 완전한 시민권자로서의 혜택, 백인과 동등한 커뮤니티를 조성할 권리를 요구했다. 이 때에 이르러 APA(Aborigines Progressive Association)이 창립되었고 좀 더 조직적으로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 저항 할 수 있게 되었다.

  1950년 대에 들어서 ‘에보리진의 날’을 위한 NADOC(National Aborigines day observance Commitee)가 생겼고 이 것은 이 후에 바뀌어 현재는 7월 첫째 주 전체가 NAIDOC WEEK로 제정되어 에보리진과 토레스 섬의 원주민을 위한 주간이 되었다.

1960년 대의 이들의 저항은 헌법을 변화시키기 위함에 초점을 맞추었다. 67년 91%의 호주인들이 헌법 개정에 찬성하는 투표를 했다. 이의 골자는 에보리진 역시 호주라는 국가의 국민으로 여기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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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0년 대에는 독자적인 저항이 시작되었다. 에보리진들의 국기를 만들고 토지에 관한 권리운동과 공교육에 관한 권리 운동이 주된 것이었다. 1972년에는 캔버라에 ‘에버리진 천막대사관’이 생겼다. 그들이 그들의 나라에서 마치 ‘외계인’처럼 취급받는 것에 대해 항의하는 것이었다. 천막을 철거하기 위한 경찰과 폭력마찰이 빚어졌으나 에보리진을 지지하는 지지자들이 팔로 천막을 감싸고 보호하고자 했다. 철거된 천막대사관을 다시 만들고자 했으나 더 많은 경찰병력이 투입되면서 좌절되었다. 지지자들과 에보리진은 평화적인 시위를 위해 (폭력적인 마찰을 피하기 위해) 직접 천막대사관을 철거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이 것이 천막대사관의 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1972년 말 에보리진에 대한 차별적인 정책을 고수하고 에보리진과 지지자들의 저항을 무시하면서 일관하던 정부가 교체되기 시작하면서 에보리진의 일은 정치적으로 다루어지기 시작했다. 에보리진의 토지조사가 실시되었고 요구하던 것들이 의회로 넘어가 다루어지기도 하였다. 1990년대 되어서야 비로소 에보리진의 Heritage site가 인정되었고 정치적인 투쟁이 인정되었다.

에보리진은 ‘공식적으로’ (아니면 ‘외형적으로’) 더 이상 차별받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에보리진의 저항운동이 끝난 것은 아니다.

에보리진은 지금 정부에서 주는 집과 연금을 꼬박꼬박 받으며 살고 있다. 그런데도 이들의 삶이 윤택해진 것도 아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에보리진은 언제나 술에 취해 길에서 비틀거리고 사람들을 위협하는 위험한 사람들, 피해야할 사람들이다. 호주에 지내면서 늘상 듣게되는 ‘에보리진 괴담’은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고 한 번도 이야기를 나누어본 적 없었던 그들에 대한 공포감과 혐오감을 만들게 한다. 호주인들은 ‘우리는 그들에게 돈과 집도 주는데 그들은 결코 일을 하려고 하지도 않고 사회에 적응하려고도 하지 않는다’며 비난한다. 호주라고 불리우는 땅에서 원래 살고 있던 원주민인 그들이 침입자인 호주인들과 외부인이 우리 외국인들에게까지 손가락질 받고 비난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

비난하기 이전에 더 많은 이해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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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IDOC 주간에 우리 집 앞에 있는 웰링턴스퀘어에서 ‘Perth Survival Concerts’가 열렸다. 자신들의 땅을 빼앗기고 외계인처럼 취급받는 에보리진을 이해한다고 말하면서도 길에서 만나면 무조건 피하고 보았던 나에게는 이들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를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음악도 있었고 게임도 있었고 에보리진과 관련된 NGO나 정부기관의 부스도 있었다. 각종 부스에서는 여러 가지 기념품들을 공짜로 주기도 했는데 나도 몇 가지 받아왔다. 에보리진 자체를 이해하자는 사람들과 에보리진의 권리에 대해 시민들의 더 많은 자각을 요구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에보리진의 ‘계몽’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를테면 에보리진들에게 ‘섹스를 할 때에는 반드시 콘돔을 사용하라.’ 따위의 것들이었다. 이런 ‘계몽’위주의 홍보를 하는 부스는 거의 정부에 의한 단체였다. 에보리진을 둘러싸고 얼마나 많은 사회적 견해가 있는지 실감 할 수 있었던 장이었다.

우리 집 앞 웰링턴 스퀘어는 ‘에보리진 공원’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에보리진들의 모임 장소이다. 그래서 밤에는 절대 돌아다니지 말라고 할 만큼 위험한 곳으로 뽑히는 곳이기도 하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고 큰 소리로 떠들고 욕하는 에보리진들 대신 NAIDOC WEEK 주간에 열린 이 콘서트 장에서는 활기차고 여느 사람과 다르지 않은 에보리진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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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 시내에 에보리진의 국기가 펄럭이고 MAIDOC WEEK를 알리는 깃발이 일주일 내내 펄럭였다.

에보리진에 대한 더 많은 이해와 함께 에보리진에게 역시 사회에 대한 폭넓은 관용을 요구하는 것은 아직 무리인 것일까?

[ 에보리진과 토레스 섬의 원주민들의 주간인 ‘NAIDOC WEEK’ 때 우연하게 한 행사에 다녀오게 되면서 얻은 자료들을 토대로 작성한 것입니다. 에보리진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좋은 자료 많이 얻었네요. 이 글을 에보리진의 저항 운동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출처] 호주의 건국기념일을 거부한 사람들 (에보리진의 저항의 역사)|작성자 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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