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만의 착한 일 (2007.05.06) - 호주땍
작성자
bizperth
작성일
2020-08-26 22:03
조회
112
아...날씨가 정말 요즘 같기만 하여라~
요새 날씨 기가 막히게 좋죠? 여름이 다시 올것만 같은 화창한 가을입니다.
가을이라 하기엔 낮에 따땃하고 아침 저녁으론 물씬 가을 냄새가 나긴하지만요...
요새 일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다른 집에는 없는 낙엽 떨어지는 나무가 집 앞에 떡~하니 버티고 있어서 낙엽 쓸어 주느라 정신없네요. 나무도 어찌나 크신지...남아있는 나뭇잎만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아~~~~한번에 끝낼 수 있게 바람 한번 지대로 불어주세요~!!!!!
날이 좋아 바람 좀 쐴 겸 친구들을 만나 점심을 같이 먹었습니다.
한 2개월만의 만남이라 어찌나 할 이야기가 많았는지~시간이 어찌 흘렀는지도 몰랐네요.
오늘 친구들과 함께 있다가 뜻하지 않게 좋은 일을 해서 칭찬 받고 싶은 맘에 방에 들어왔네요.
제가 그닥 선행을 베풀고 사는 편이 아니라서 괜히 뭔가 한거 같은 뿌듯함에 자랑이 하고 싶어서요. 원래 늘 하는 사람들은 조용한데....저같이 평생 한두번 할까 말까한 애들이 뭔 일을 한번하면 동네 방네 시끄럽게 떠들잖아요. 그러니....꼴사나워도^^ 들어주시길....
식당을 찾으며 건물 에스컬레이터를 올라 가려고 하는데 바로 옆에 위치한 내려오는 에스칼레이터에서 호주 할아버지 2분이 앞뒤로 지팡이를 짚고 내려 오시더군요. 두분 다 연세가 꽤 많으셨습니다. 앞에 내려오시던 분은 무사히 지면 착륙에 성공하셨는데...
아뿔싸...뒤에 오시던 분께서 마지막 칸에서 발이 걸려 뒤로 넘어지셨습니다. 그런데, 얼른 일어나시질 못 하시는거예요.
우선 넘어지셨길래 놀래서 타던 에스컬레이터에서 나와서 가까이 다가 갔습니다. 할아버지 뒤에 따라 오던 젊은 인도인, 중국인 학생들도 부리나케 내려오면서 할아버지 상태를 살피더군요. 그런데....세상에 ...할아버지가 빨리 못 일어나신 이유가 운도 없게 입고 계시던 스웨터가 에스칼레이터에 끼어서 못 일어 나고 계신거예요. 사람들은 계속 내려오고 할아버지는 누워계시고.... 학생들이 할아버지를 자꾸 잡아댕기기만 하는데...옷이 끼었는데...어디 빠지겠어요?
얼른 옷을 벗기라고 했죠...친구가 같이 붙어서 옷을 벗겨 드리고....
뒤에 내려오든 사람들은 나름대로 피해 볼려고 하는데...에스컬레이터가 넓지 않아서 피할데가 없어서 이리저리 부딪히면서 내리고....어떤 할아버지는 쓰러지신 할아버지의 손을 밟아가면서 내렸답니다. 그나마 운동화를 신고 계셔서 다행스러웠죠.
옷이 어찌나 안 벗겨 지는지 한 5분은 씨름을 했습니다. 그 사이 마침 관리인이 와서 에스컬레이터 작동을 멈췄구요. 도저히 할아버지 옷이 안 벗겨서 가위를 구해달라고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마침 가위가 오기 직전에 할아버지 스웨터를 벗겨 드릴 수가 있었죠.
손이 약간 까지신거 외엔 그닥 큰 외상은 안 보이더군요.
할아버지 엄청 놀라셨죠~ 일어나시자 마자 지팡이를 찾으시고...
처음 하신 말이 자기 때문에 번거롭게 해서 미안하다고...가던 길을 방했다고..자기는 괜찮다고...그러시더군요.
얼핏 보아도 75살은 넘어 보이셨어요. 얼마나 놀라셨는지...혀도 많이 풀리시고..
저희는 할아버지가 자리에 앉으시는 모습을 보고 자리를 떳습니다. 관리인이 할아버지는 모시고 벤치에 앉히시더라구요. 큰 탈 없이 무사하신 모습을 보고 얼마나 맘이 좋았는지 몰랐어요.
오늘..그 할아버지가 쓰러지신 곳에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분을 끝까지 놓지 않고 돌본 사람들은 모두 이민자였습니다. 전 그 모습이 너무 좋았어요. 누가 뭐랄 것도 없이 달려들어서 할아버지를 붙잡고 햇빛에 땀을 흘리면서 도운 사람들이 모두 이민자들이었다는 거요.
아직 호주땅에서 이민자는 이민자라는 생각을 늘 하거든요.
아무리 호주땅에서 나고 자라고 생활해도 피부색이 다른 이상 늘 이방인 취급을 받고, 리더가 되기 힘들고 어딜가나 눈에 보이지 않은 핸디캡이 있다고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저도 그런거 같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제가 여기 산지 오래 되질 않아서 그런 이야기...이민자는 늘 이등일 수 밖에 없다...를 들을 때면 호주가 어차피 이민 사회인데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했었는데, 조금씩 보고 듣는 것은 제 처음 생각과는 많이 다르더군요. 그래서 약간 실망도 하고 난 여기 완전히 동화되서 살 수는 없겠구나 하는 생각도 하고 있구요.
하지만, 오늘 일을 보면서 이민자든, 뒷전에 밀리는 일이 있는 사람이건간에...사람 마음은 다 누구나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누구든간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겐 아무 생각없이 손을 뻣는 다는 거요.
오늘 도움을 받으신 할아버지께서 어느 날 친구분들에게 오늘 사고를 이야기 해주시면서 아시안 아줌마들과 학생 그리고 인디안 청년에게 도움을 받았다고 이야기 하신다면 그분들이 가지고 계신 이민자들에 대한 생각에 좋은 면으로 플러스 점수를 주시지 않을까 싶네요.
원래 사시던 호주 사람들 중에선 이민자들 덕분에 가게도 많아지고,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고, 생활하기 편리해졌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민자들 때문에 집값 오르고 시끄러워지고, 범죄도 늘고 교통도 나빠졌다고 투덜거리는 사람도 많거든요.
하지만, 여기저기서 훈훈한 이야기들을 많이 듣고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면서 생각을 바꿔줬으면 하는.....바램입니다.
자랑하려고 이야기 시작했다가 너무 이상하게 결론...괜히 이상하게....이 나버리네요.
아...전 그냥 자랑만 할려고 했는데....이건 아닌데....암튼....
흔치 않은 착한 일에 별 다섯개 도장을 바라면서....없으면 제가 지우개라도 파서 찍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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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날씨 기가 막히게 좋죠? 여름이 다시 올것만 같은 화창한 가을입니다.
가을이라 하기엔 낮에 따땃하고 아침 저녁으론 물씬 가을 냄새가 나긴하지만요...
요새 일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다른 집에는 없는 낙엽 떨어지는 나무가 집 앞에 떡~하니 버티고 있어서 낙엽 쓸어 주느라 정신없네요. 나무도 어찌나 크신지...남아있는 나뭇잎만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아~~~~한번에 끝낼 수 있게 바람 한번 지대로 불어주세요~!!!!!
날이 좋아 바람 좀 쐴 겸 친구들을 만나 점심을 같이 먹었습니다.
한 2개월만의 만남이라 어찌나 할 이야기가 많았는지~시간이 어찌 흘렀는지도 몰랐네요.
오늘 친구들과 함께 있다가 뜻하지 않게 좋은 일을 해서 칭찬 받고 싶은 맘에 방에 들어왔네요.
제가 그닥 선행을 베풀고 사는 편이 아니라서 괜히 뭔가 한거 같은 뿌듯함에 자랑이 하고 싶어서요. 원래 늘 하는 사람들은 조용한데....저같이 평생 한두번 할까 말까한 애들이 뭔 일을 한번하면 동네 방네 시끄럽게 떠들잖아요. 그러니....꼴사나워도^^ 들어주시길....
식당을 찾으며 건물 에스컬레이터를 올라 가려고 하는데 바로 옆에 위치한 내려오는 에스칼레이터에서 호주 할아버지 2분이 앞뒤로 지팡이를 짚고 내려 오시더군요. 두분 다 연세가 꽤 많으셨습니다. 앞에 내려오시던 분은 무사히 지면 착륙에 성공하셨는데...
아뿔싸...뒤에 오시던 분께서 마지막 칸에서 발이 걸려 뒤로 넘어지셨습니다. 그런데, 얼른 일어나시질 못 하시는거예요.
우선 넘어지셨길래 놀래서 타던 에스컬레이터에서 나와서 가까이 다가 갔습니다. 할아버지 뒤에 따라 오던 젊은 인도인, 중국인 학생들도 부리나케 내려오면서 할아버지 상태를 살피더군요. 그런데....세상에 ...할아버지가 빨리 못 일어나신 이유가 운도 없게 입고 계시던 스웨터가 에스칼레이터에 끼어서 못 일어 나고 계신거예요. 사람들은 계속 내려오고 할아버지는 누워계시고.... 학생들이 할아버지를 자꾸 잡아댕기기만 하는데...옷이 끼었는데...어디 빠지겠어요?
얼른 옷을 벗기라고 했죠...친구가 같이 붙어서 옷을 벗겨 드리고....
뒤에 내려오든 사람들은 나름대로 피해 볼려고 하는데...에스컬레이터가 넓지 않아서 피할데가 없어서 이리저리 부딪히면서 내리고....어떤 할아버지는 쓰러지신 할아버지의 손을 밟아가면서 내렸답니다. 그나마 운동화를 신고 계셔서 다행스러웠죠.
옷이 어찌나 안 벗겨 지는지 한 5분은 씨름을 했습니다. 그 사이 마침 관리인이 와서 에스컬레이터 작동을 멈췄구요. 도저히 할아버지 옷이 안 벗겨서 가위를 구해달라고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마침 가위가 오기 직전에 할아버지 스웨터를 벗겨 드릴 수가 있었죠.
손이 약간 까지신거 외엔 그닥 큰 외상은 안 보이더군요.
할아버지 엄청 놀라셨죠~ 일어나시자 마자 지팡이를 찾으시고...
처음 하신 말이 자기 때문에 번거롭게 해서 미안하다고...가던 길을 방했다고..자기는 괜찮다고...그러시더군요.
얼핏 보아도 75살은 넘어 보이셨어요. 얼마나 놀라셨는지...혀도 많이 풀리시고..
저희는 할아버지가 자리에 앉으시는 모습을 보고 자리를 떳습니다. 관리인이 할아버지는 모시고 벤치에 앉히시더라구요. 큰 탈 없이 무사하신 모습을 보고 얼마나 맘이 좋았는지 몰랐어요.
오늘..그 할아버지가 쓰러지신 곳에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분을 끝까지 놓지 않고 돌본 사람들은 모두 이민자였습니다. 전 그 모습이 너무 좋았어요. 누가 뭐랄 것도 없이 달려들어서 할아버지를 붙잡고 햇빛에 땀을 흘리면서 도운 사람들이 모두 이민자들이었다는 거요.
아직 호주땅에서 이민자는 이민자라는 생각을 늘 하거든요.
아무리 호주땅에서 나고 자라고 생활해도 피부색이 다른 이상 늘 이방인 취급을 받고, 리더가 되기 힘들고 어딜가나 눈에 보이지 않은 핸디캡이 있다고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저도 그런거 같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제가 여기 산지 오래 되질 않아서 그런 이야기...이민자는 늘 이등일 수 밖에 없다...를 들을 때면 호주가 어차피 이민 사회인데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했었는데, 조금씩 보고 듣는 것은 제 처음 생각과는 많이 다르더군요. 그래서 약간 실망도 하고 난 여기 완전히 동화되서 살 수는 없겠구나 하는 생각도 하고 있구요.
하지만, 오늘 일을 보면서 이민자든, 뒷전에 밀리는 일이 있는 사람이건간에...사람 마음은 다 누구나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누구든간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겐 아무 생각없이 손을 뻣는 다는 거요.
오늘 도움을 받으신 할아버지께서 어느 날 친구분들에게 오늘 사고를 이야기 해주시면서 아시안 아줌마들과 학생 그리고 인디안 청년에게 도움을 받았다고 이야기 하신다면 그분들이 가지고 계신 이민자들에 대한 생각에 좋은 면으로 플러스 점수를 주시지 않을까 싶네요.
원래 사시던 호주 사람들 중에선 이민자들 덕분에 가게도 많아지고,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고, 생활하기 편리해졌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민자들 때문에 집값 오르고 시끄러워지고, 범죄도 늘고 교통도 나빠졌다고 투덜거리는 사람도 많거든요.
하지만, 여기저기서 훈훈한 이야기들을 많이 듣고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면서 생각을 바꿔줬으면 하는.....바램입니다.
자랑하려고 이야기 시작했다가 너무 이상하게 결론...괜히 이상하게....이 나버리네요.
아...전 그냥 자랑만 할려고 했는데....이건 아닌데....암튼....
흔치 않은 착한 일에 별 다섯개 도장을 바라면서....없으면 제가 지우개라도 파서 찍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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